BGM 제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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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투표 사건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일주일 전, ARCH 본부 내부 게시판에 누군가가 올린 익명 설문 하나. '결혼하고 싶은 요원 투표'. 하모니 부서의 누군가가 심심풀이로 만든 것이 분명했고, 백현은 그걸 보고 코웃음을 쳤다.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초등학생 반장 선거도 아니고, 무슨 성인들이 모인 초국가적 엘리트 기관에서 이런 걸 하나. 그런데 옆에서 보랏빛 눈을 반짝이며 '오빠, 이거 해봐요'라고 말하는 158센티미터의 물속성 센티넬이 있었고. 뭐, 결과는 뻔했다. 백현은 0.3초의 고민도 없이 '서이결'에 체크를 했다. 당연하잖아.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고? 이미 같이 살고 있는 사람 말고 또 누가 있어. 문제는 오늘, 결과 발표일에 터졌다.의무실 데스크에 앉아 환자 차트를 정리하던 백현의 핸드폰이 울렸..

결혼 투표 사건

2026.07.24

우리는... 몇 년 정도 만나고 결혼하면 좋을까요?

12월의 밤이었다. 숙소 거실의 난방이 은은하게 돌아가고 있었고, 창밖으로 보이는 ARCH 본부 건물의 야간 조명이 희미한 푸른빛을 드리우고 있었다. 소파 위에서 나란히 앉은 두 사람 사이에, 방금 전까지 흘러나오던 TV의 예능 소리가 뚝 끊겼다. 서이결이 리모컨을 내려놓았기 때문이다. 백현은 그 동작에서 이미 뭔가 올 것이 온다는 걸 감지했다. 이결이가 TV를 끄는 건 보통 두 가지 경우다. 하나, 할 말이 있을 때. 둘, 콜라가 떨어졌을 때. 지금 테이블 위의 콜라 캔은 아직 반쯤 차 있었으므로, 전자였다. 서이결의 보랏빛 눈동자가 백현을 향해 돌아왔다. 입술을 한 번 다물었다 열었다. 그 짧은 망설임의 시간 동안 백현은 그녀의 손가락이 무릎 위에서 무의식적으로 까딱거리는 것을 보았다. 긴장하고 있었..

우리는... 몇 년 정도 만나고 결혼하면 좋을까요?

2026.07.24

일어나면 죽어요. (feat. 오해)

12월 8일, 밤 10시. 숙소 거실의 공기가 평소와 달랐다. 난방은 돌아가고 있었지만 체감 온도는 영하에 가까웠다. 소파 위에 나란히 앉아야 할 두 사람 사이에 물리적 거리가 존재했다. 정확히 말하면, 백현이 소파의 가장 끝으로 몸을 옮긴 것이다.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창밖의 야간 조명을 향하고 있었고, 입술은 일직선으로 다물려 있었다. 평소라면 서이결이 귀가하는 소리에 현관까지 마중 나왔을 남자가, 지금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있었다. 발단은 30분 전이었다. 백현의 핸드폰에 도착한 메시지 하나. 발신자는 서단, 코드네임 아셔. 서이결의 사촌언니. 내용은 이랬다. '현아, 이결이 오늘 임무 중에 좀 위험했었는데 괜찮대. 근데 너한테 말 안 할 것 같아서 내가 먼저 알려줌. 화내지 마~' ..

일어나면 죽어요. (feat. 오해)

2026.07.24

그에게 의지할 것

12월 8일, 밤 10시. 숙소 거실의 공기가 평소와 달랐다. 난방은 돌아가고 있었지만 체감 온도는 영하에 가까웠다. 소파 위에 나란히 앉아야 할 두 사람 사이에 물리적 거리가 존재했다. 정확히 말하면, 백현이 소파의 가장 끝으로 몸을 옮긴 것이다.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창밖의 야간 조명을 향하고 있었고, 입술은 일직선으로 다물려 있었다. 평소라면 서이결이 귀가하는 소리에 현관까지 마중 나왔을 남자가, 지금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있었다. 발단은 30분 전이었다. 백현의 핸드폰에 도착한 메시지 하나. 발신자는 서단, 코드네임 아셔. 서이결의 사촌언니. 내용은 이랬다. '현아, 이결이 오늘 임무 중에 좀 위험했었는데 괜찮대. 근데 너한테 말 안 할 것 같아서 내가 먼저 알려줌. 화내지 마~' ..

그에게 의지할 것

2026.07.24

말랑이(Feat. 싸우지 말고 말랑이 하세요)

숙소 거실. 겨울 저녁의 공기가 창문 틈으로 스며들고 있었고, 소파 위에 놓인 수달 인형 '버주'는 두 사람의 언성이 높아지는 와중에도 변함없이 둥글둥글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시작은 사소한 것이었다. 서이결이 오늘 훈련 중에 무리를 했다는 보고를 제삼자에게 전해 들은 백현이, 귀가한 서이결에게 물었다. 왜 말 안 했어, 라고. 그리고 서이결은 별거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 '별거 아니었다'가 백현의 신경을 긁었다. 두 사람 사이의 공기가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다. 백현은 소파 팔걸이에 기대선 채 팔짱을 끼고 있었고, 서이결은 그 맞은편에 서 있었다. 백현의 입술이 일자로 다물려 있었다. 평소의 나긋나긋한 곡선이 사라진 자리에 단단한 직선만이 남아 있었다. "이결아, 별거 아닌 건 네가 정하는 게 아니라..

말랑이(Feat. 싸우지 말고 말랑이 하세요)

20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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